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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끝엔 그녀가 있었다. 제8화

About Me/Love Story

by 소리외쳐 2009. 6. 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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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라디오 소설..정민이의 러브스토리

제4화...기다림의 끝엔 그녀가 있었다.여덟번째 이야기.

6년전..세희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한소절 한소절..음을 만들고...가사를 붙였던..
숱한 불면의 밤들이 떠올랐다.
카셋트 테이프 속의 음들은...6년의 세월만큼 빛이 바랬건만
어쩜..그날의 떨림은..그대로인지..
8년전...교내식당에서 처음 마주쳤던 세희의 모습부터
청량리 역에서 눈물을 머금고 달려오던 모습,
도서관에서 책을 볼때면..왼쪽 턱을 괴고 앉아..
초조할때면..앞머리를 쭉 잡아당겨..입술에 댔다가 떼곤하던
모습,밥을 먹을땐..오른쪽 뺨 가득..밥을 물고 오물거리던
입모양까지..모든걸..생생하게 기억할수 있었다.
현식은..6년동안이나 주인에게 전해지지 못한
낡은 카셋트 테이프를..이제는 돌려주고 싶었다.
그 주인에게 버림받는 한이 있더라도...이제는 너무 낡아서
제음을 내지 못한다 할지라도..세월이 더 흘러서..
노래가 소음이 돼버리기전에..이제는 전해주고 싶었다.
현식은..cd에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녹음하고
낡은 카셋트 테이프...를 봉투에 넣은다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주겠지...하면서 가지고 있었는데..
벌써 6년이 흘렀구나.
낡은 음질이지만..이제서야 테이프의 주인에게 전하게 됐다.
처음엔 용기가 없어서,그다음엔...너의 미소를 잃게 될까봐,
그다음엔..내 부족함이 미안해서,
그다음엔..
인연은 억지로 잇는다고 맺어지는게 아닌것 같아서...
그리고 그다음엔..
내마음속 너무 깊은곳에 너를 담아두었기에..
이제는 떠나보냈다고 착각한 어리석음으로 인해,
그리고 이제...그동안의 용기없음도,내 부족함도,어리석음도
있는 그대로...너에게 부끄럼없이 보인다.
내마음 깊은곳에 언제나 늘 같은 모습으로 있어준 너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세희야! 사랑해'

금요일에 택배를 보내고..현식은 주말내내
전화기 옆을 맴돌았고..이메일만 확인했다.
하지만 세희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그렇게 주말은 지나갔고..
월요일 아침...첫수업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그녀의 이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토요일이 개교기념일이어서...금요일 수업 마치자마자
선생님들과 함께 경주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방금전..제게 온 소포라면서..교무주임 선생님이
전해주시더군요..

선배님!
오랜만에 보는 선배님 글씨..어쩜 그렇게 낯이 익던지요.
6년전..선배님이 악보를 주셨을때..
솔직히..선배님의 사랑고백이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었던거 아세요?
아무런 말씀도 없으셔서...그냥 귀여운 후배에게 준
선물로 받아들이기로 했었죠.
지금..카셋트 테이프 들으니까..노래가 참..낯이 익어요.
선배님! 저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에이..안할래요.
그럼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마무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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