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원 파견에서 복직한 후 매년, 매학기마다 국악교육에 악기 혹은 성악곡을 익히도록 해오고 있다. 1학년은 2학기 때 단소를 배우는데 단소의 참맛은 시김새에 있지 않을까. 보통은 아리랑을 연주하지만 나는 이 아리랑을 화려한 시김새를 넣어서 1학년 때에 가르친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소는 소리내기가 일반 리코오더 보다 어려워 진도 나가기가 영 어렵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일명 '홍단소'라는 것이다. 취구가 리코오더 처럼 되어 있어서 처음배우는 사람도 쉽게 소리를 낼 수 있다. 소리내기가 쉬우니 어려운 국악 가락-시김새를 넣은-도 아이들이 재밌게 배운다.
정간보를 가르치기는 하지만 원래 우리 국악기는 구전심수라고 내가 불러주고 따라 익히는 식으로 하니까.악보 해석의 과정이 실제 연주에서 필요가 없다. 대신 기억력의 한계를 느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 연주하는 곡은 양금이 사용되지만 실제 양금 악기를 구하기 어려워 양금 소리의 샘플들을 따로 샘플링과건반에 할당하는 키매핑 작업을 통해서 건반으로 연주되고 있다. 2학년 학생은 2학기에 세령산 1장을 배운다. 그 중에 가장 잘하는 학생 둘을 학교 축제에 올려 연주함으로써 자신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서 인정받고, 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